이제 프로젝트를 만드는 일을 어느정도 하다보니 그것만의 엣지, 차별점을 생각한다는 게 정말 어렵고도 짜내기 힘든 부분이라는 게 느껴진다. 사실상 이걸 어떻게 짜내는지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뭘하든 성공할 사람일 것.. 특히 기업은 더 그런 것 같다. 하나의 제품을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많은 인력과 시간, 자본을 투입하여 그 제품만의 무언가 + 보편적 시스템을 따라간다. 생각해보면 하나의 컨셉을 정할 때, 우선 컨셉을 정해놓고 그 컨셉에 맞게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나는 보통의 경우 전자의 수순을 밟는다고 생각했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있는 듯하다.
오늘 제품의 키컨셉과 그 시스템만의 엣지를 넣어 우리만의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까에 고민을 하다가 문득 닌텐도의 제품 만드는 방법이 궁금하여 나무위키를 살펴보았다. 물론 예전에도 몇 번 읽어보았었지만 다시 읽어도 항상 새로운 것 같다. 너무 재밌게 읽었는데 그 중에서도 대작들이 많은 와중에 어떻게 닌텐도가 제품을 만들길래 줄줄이 다 대박을 치는지, 퀄리티 있게 만드는 것인지가 궁금했다.
거기에 맞춰서 글을 읽으니까 신기한 부분이 닌텐도는 컨셉이나 스토리, 세계관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시스템적인 구성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그런 스토리를 붙인다는 것이었다...! 뭐 대부분의 ip들이 유명한 것들이니 그대로 가져가서 시스템적인 엣지를 넣어야하기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마리오 부터가 그렇다. '점프'에 초점을 맞춰서 점프만으로도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게 초기 목표였다는 걸 예전 강의에서 들었던 적이 있다. 요즘 푹 빠져있는 젤다 왕눈이도 항상 게임을 낼때마다 추구하는, 유저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은 명확한 목표가 다르다는 걸 보면 맞는 말인 듯하다. 초기 젤다와 다르게 야숨은 오픈월드로 내놓았고 왕눈이는 하늘에서 물까지 끊어지지 않고 시원하게 떨어지는 걸 목표했다고 기획 발표 정리를 본 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역시 어떤 경험을 유저에게 제공하고 싶은가? 그럼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이 제품만이 제공하는 특별한 경험은 무엇인가? 로 귀결되는 듯 하다. 어렵지만 계속해서 고민하고 상상하고 테스트하고 어떤 '경험'을 주고 싶은지를 생각해야 한다. 약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고통이 이런걸까 하는 생각이다. 예술 작품도 그런 영역일까? 물론 조금은 다르겠지만 어떻게 하면 인기있을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서도, 또 그것만의 특징은 있어야 하고 그것으로 팬을 끌어들여야 한다. 어찌보면 예술 영역 중에서 아이돌 산업과 큰 공통점이 있을 수 있겠다.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영역인 느낌. 그렇게 생각하면 닌텐도는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에서 브랜딩을 정말 잘한 기업 중 하나인 듯 하다. 게임기인 하드웨어와 게임인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만들면서 대중적으로 유명하고 가족과 함께 하는 게임 이라는 추구하는 목표를 고수해나가면서 중심을 잃지 않는다.
프로덕트의 목표도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 기준만 잘 정해서 꼭대기에 딱 찍어 놓으면 그걸 토대로 팔리는 것과 팬덤을 끌 요소 등등을 시스템, 컨텐츠들로 붙여나가면 될 것이다. 그런데! 그 기준을 만드는게 너무나 어렵다. 이걸 A라는 산 꼭대기에 찍어놓았는데, 생각해보니 이것만으로는 안될 것 같아서 B 꼭대기와 C 꼭대기에도 찍어놓고 막 벌려서 이것저것 하다 보면 결국 하나의 제대로 된 프로덕트도 못 만드는.. 그런 형국이 되는 것이다. 와 진짜 그러면 답이 없는데 이걸 또 어떻게 날카롭게 깎아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회사의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의 머리가 있고 아이디어가 있으니까 서로 발산하고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하나의 아이디어로 가면 되는데 혼자서 프로덕트를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되는 것일까? 보통 나의 경우에는 일명 찌릿 하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걸 쭉 기록해놓았다가 나중에 뭔가를 만들어야하는 기회가 오거나 했을 때 꺼내서 만드는 형식이다. 그때는 대충 이런 테마에 이런 걸 하는 이런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어! 만 적어놓고 구체적인 시스템은 나중에 가서 생각하는 편이다. 완전 닌텐도의 방식과는 반대인 느낌 (근데 정확히 그런지는 모르겠다) 사실 뭐 세상 밖에 내놓은 적이 없으니 이게 성공적인 아이디어인지 아닌지도 판별하기 힘들긴 하지만 이런 방식도 괜찮은 방식인건지 의문이 들긴 한다. 근데 뭐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 없으니 계속 이렇게 하기는 하지만 내가 해보고싶었던 것들 중에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어서 내보고 싶다. 근디 넘 힘들..
어쩌다보니 길어졌지만 요새 밥먹을 때 유튜브 볼 컨텐츠가 없어서 드라마나 영화를 끊어서 보는데 리뷰하고 싶어지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걸 게으름 피우지 않고 성실하게 여기에 다 기록해놓으면 언젠가는 또 그 리뷰를 보면서 아 맞다 나 그때 이런 감정을 느꼈었는데.. 그럼 이번에는 이런 컨셉을 살려서 사람들에게 이런 메세지를 던지는 프로덕트를 만들까? 하고 아이디어를 녹여낼 수 있는 것이다! (역시 사람은 부지런해야해..!) 최근에 봤던 것들 중 인상깊었던 것; 시멘틱 에러ㅋㅋㅋ, 굿닥터 (이건 진짜 지금봐도 잘만들었네), 언내추럴 그리고 이시하라 사토미에 빠져서 교열걸을 지금 보고 있다.. 아 주말에 정주행 했던 최애의 아이도 재밌었다. 이건 진짜 리뷰하면서 하고싶은 말이 많은데
갑자기 딴 주제로 샜긴한데 쨌든 요는 팔리는 프로덕트,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프로덕트를 만들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에 대한 생각을 주저리 주저리 써봤다. 정말 어려운 부분이 많고 지금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실패하더라도 두려워하지말고 냉혹한 사람들의 평가를 들어야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무튼 결론은 나도 모른다 이다.ㅋㅋ 한 10년쯤 지나서 이 글을 보면 그때는 나만의 해답을 찾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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